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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갑을 앞둔 익살꾸러기, 사랑해요 김건모! [SS현장]

환갑을 앞둔 익살꾸러기, 사랑해요 김건모! [SS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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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아이스타미디어컴퍼니 작성일 2025-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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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오후 경기 수원실내체육관, 김건모가 세기의 명곡 ‘핑계’로 오프닝을 열었음에도, 공기는 다소 얼어붙어 있었다. 팬들을 만나는 김건모도 마찬가지겠지만, 오랜만에 만난 사랑하는 가수가 어떤 마음으로 무대에 올랐는지, 팬들도 헤아릴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런 공기를 알아챘는지, 바로 마이크를 잡았다.

“간단히 뭐하고 지냈는지 알려드릴게요. 푹 쉬다가 5년쯤 됐나, 광고에서 홍삼은 6년이 좋다 해서 1년 더 쉬고 나타난 김건모입니다.”

폭소와 환호성이 터지면서 김건모의 진짜 쇼가 시작됐다. 팬들을 쥐락펴락했다. “앞에 부른 곡이 정말 신나는 곡이었는데, 한 분도 일어나지 않고 질서지켜 주셔서 감사합니다. 공연이 재밌으면 뭐합니까. 앉아서 노래나 듣는 거죠. 앞으로 신나는 곡 많은데, 앉아서 발만 구르다 갔으면 좋겠어요”라고 하자 곳곳에서 진짜 웃음이 터졌다.

곧 능청스럽게 선물을 요구했다. 계단 있는 곳에 선물을 가져다 달라고 했다. “6년 동안 공백이 있었다 보니까 선물이 정말 기대가 돼요”라고 웃었다. 이른바 조공을 요구하는 모습도 익살 넘치는 김건모가 하면 그저 웃음으로 승화되는 기적이 생긴다.

한 팬이 꽃을 선물했다. 꽤 두툼한 것이 적잖은 비용이 들어간 것으로 추측됐다. 꽃이 선물로 나오자 김건모는 “제가 제일 싫어하는 게 꽃”이라며 꽃을 뒤지기 시작했다. 혹시나 다른 선물이 숨어있는 건 아닌지 확인하기 위함이다. 꽃을 뒤집어서 흔들기도 했다. 환갑을 앞둔 베테랑의 능청에 모두가 웃음으로 하나가 됐다. 얼어붙은 공기가 녹는 데 5분이 걸리지 않았다.

노래 세 곡에 마이크를 잡고 멘트를 던졌다. 50대의 나이에도 전혀 녹슬지 않은 가창에 모두가 홀린 듯 심취했다. 팬들과 함께 유희를 갖는 멘트는 그 사이 더 날카로워져 있었다.

“제 팬들이 10대를 지나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이혼하고, 재혼하고”라는 식의 꺾어들어가는 유머가 현장을 지배했다. 불후의 명곡 ‘아름다운 이별’의 전주가 나올 때 팬들의 반응이 시원치 않아 섭섭했는지 손을 휘저으며 노래를 멈추게 한 뒤 “예전에는 이 곡 전주만 나와도 3층에서 떨어지고 그랬어요”라는 독창적인 멘트로 호응을 유도했다. 다시 환호성이 커졌다.

“멋있다”, “잘생겼다”라는 목소리가 객석에서 나왔다. 개그는 타이밍이다. 반응이 0.3초도 걸리지 않았다. “보아하니 저보다 어리신 것 같은데, 존댓말을 해주세요. ‘요’자 붙이는 게 어렵나요? ‘잘한다요’라고 하면 되잖아요”라고 했다. 피조물은 창조주를 닮는다고 했던가, 팬들은 기막히게 호응했다. 김건모가 지쳐보이면 “힘내라요”, 앵콜을 요청할 땐 “김건모 요!”를 외쳤다.

음악과 유머로 모두가 하나 되는 화합의 현장이 김건모 콘서트장에서 일어났다. 대가수의 품위란 게 뭔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때론 객석에서 실제 관객을 불러 놀리고 장난치고, 감동을 줬다. 40대 부부를 위한 ‘미안해요’ 개사곡에는 웃음과 눈물이 뒤엉킨 뮤지컬과 다를 바 없었다. 팬들을 진짜 즐겁게 해주겠다는 김건모의 진심이 다각도로 전달됐다.

콘서트가 끝나고 잠시 인사할 기회가 생겼다. ‘스포츠서울’ 명함을 받은 김건모는 “신문은 역시 ‘XX일보’죠”라고 말한 뒤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떠났다. 타이밍이 기막혀 바로 웃음이 터졌다. 6년 근 홍삼의 품질이 최상급이듯, 6년 공백이 있었던 김건모의 재치는 녹슬긴 커녕 단단히 날이 서 있었다. 환한 웃음으로 돌아오기만 하면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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